내 마음의 양식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문학중년 2012. 7. 1. 13:44

 


세상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저자
임용한 지음
출판사
교보문고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명장의 전략과 전술에서 찾아낸 경영과 삶의 지혜!『세상 모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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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저자인 '임용한' 위원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전쟁과 경영'이라는 코너에 계속 연재중인데, 동아비즈니스리뷰를 받아보면 항상 제일 먼저 보는 코너가 '임용한' 위원의 '전쟁과 경영'이었다. 연재된 부분들을 엮어서 책으로 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출판이 되었다.

  연재중인 코너는 지면의 제약으로 보다 많은 내용을 담지 못했으나 책에서는 선별된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보완하여 담았다고 했다. 연재물에 없었던 내용도 담겨져 있어서 당시 상황을 좀 더 이해하며 읽기가 좋았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투부터 임진왜란,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까지 다루고 있으며, 전략의 관점에서 전투의 전개부터 종료, 그리고 복기를 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5가지의 전략 기준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생각을 바꿔라, 변화를 이룰 때까지 계속 도전하라. 실패를 거울 삼아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명장의 리더십을 배워라이다. 각 전략들은 몇 가지 전쟁의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었다. 소제목은 '드러나지 않는 공로자를 배려하라'.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밴드 오브 브라더스', '지상 최대의 작전' 등의 영화는 모두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적들과 맞서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투병들의 공로는 최고로 인정을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그들의 전투씬과 무용담에 가려서 그들을 뒷받침 해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대부분 잊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조직생활을 해보니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이 맞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 즉 각 기능들, 예를 들면 수요예측-생산계획-생산-물류-판매에 이르는 여러 가지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 않으면 아무리 일부분에서 특출한 성과를 내어도 장기적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전투병격인 영업에서 아무리 수주를 잘해도, 보급인 물류에 문제가 생기면 납기를 지킬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는 엄청난 물량이 투입되었는데, 6,000여척의 배와 13,000대의 항공기 및 글라이더, 7개 사단, 15만 명의 상륙군, 이 중 19,000명은 독일군 후방지역에 침투하는 대규모 작전이다. 투입되는 배, 항공기, 차량, 병력에 소요되는 연료, 식량, 부품, 정비병, 조종사, 총기, 탄약, 의복 등의 물자부터, 투입시간, 투입 후 작전 전개, 독일군의 반격에 대한 재대응 등 어림짐작으로 계획만 세운다고 해도 일의 난이도와 분량을 가늠하기 어려운 아주 엄청난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다.

  지금처럼 PC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엑셀에 입력하거나 ERP가 있거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워드가 있어서 수정만 하면 손쉽게 여러가지 버전을 만들 수 있는 세상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해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이 전투는 독일군 입장에서는 연합군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기회였다. 연합군의 전력을 상륙지점에서 궤멸시키면 2차 대전의 승기를 확실히 잡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해안 방어를 맡은 롬멜이 400만개의 기뢰와 지뢰를 요구했으나 10%도 공급되지 않았다. 시스템으로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전쟁경영 능력과 실행력에서 진 것이다.

  전 국토를 전쟁물자 생산기지로 제공을 하며 묵묵히 불편을 참아가며 노력한 영국인들, 영국에 머물던 다국적 연합군들, 방어장비 없이 유보트 사이로 목숨을 걸고 대서양을 건너온 화물 운송선들, 인공항구와 구조물들을 연구하고 설치한 인력들, 야간에 낙하 지점을 알려주기 위해 독일군 사이에서 불을 밝히며 목숨을 바쳤던 패스 파인더들, 엄청난 비행스캐쥴, 인력, 장비 등의 보급과 관리를 담당했던 행정장교와 요원들이 바로 잊혀진 영웅들이 아닌가 한다.

   전쟁은 있어서는 안되는 비극이지만, 이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실제의 삶에 적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사례인듯 하다. 다른 모든 사례들도 훌륭했지만, 성공을 이끈 리더 뒤에 묵묵히 일한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아주 기초적이고 평범한 사실을 다시 일깨운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의 주변에도 가정을, 회사를, 국가를, 세계를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