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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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허영만,이호준 공저 가디언 | 2011년 10월내용 ![]() ![]() ![]() ![]() ![]() ![]() ![]() ![]() ![]() ![]() ![]() ![]() |
허영만 작가의 책은 묘한 매력이 있다. 식객, 꼴,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등의 만화를 비롯하여, 캐나다와 뉴질랜드 여행기까지 저마다 독특한 내용과 스타일로, 다음에 나올 작품이 무엇인가를 항상 기대하게끔 한다.
이번 책은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진열된 것을 보고 사서 읽었는데, 일본 여행에 관한 내용이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를 여행한 방식대로 여러 명의 일행들과 왁자지껄하게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서술한 줄 알았는데, 일본의 숨겨진 맛집과 온천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제목대로 맛난 음식을 먹고 잘 쉬는데 초점을 맞춘 내용이다. 그의 책은 글과 사진, 그리고 그의 만화가 어울어져서 자칫 글로만 보면 지루할 수도 있고, 상상으로만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이 책에서 관심있게 보는 내용은 온천, 료칸, 초밥/생선/나베/도시락 등의 음식이다. 일본에는 한 번 가보았는데 나름대로 문화도 독특하고, 의식주부터 다양한 여러가지가 재밌었다. 온천 여행 상품도 많이 있었는데, 젊은 사람이 하기에는 따분하다는 생각때문에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료칸은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비싸서 역시 나중에 가기로 했었다.
비록 온천과 료칸은 가보지 못했으나 책을 보면서 나중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별로 온천과 료칸, 음식을 소개하는 순서로 구성이 되어서 다른 여행기보다 잔재미는 덜하지만 여러가지 유용한 여행정보를 볼 수 있다.
온천과 료칸, 음식 사진도 많아서 눈을 즐겁게 하지만, 허영만 작가가 만난 일본 사람들에게 해준 싸인이 아주 재미있다. 주인의 얼굴을 닮은 캐리커쳐와 일어로 써준 내용들, 한글로 쓴 이름 등이 각자 받는 사람의 개성에 맞게 구성이 되어서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다만 온천과 료칸, 음식 등이 지역별로 반복되는 구성이 약간 지루한 부분은 있었다. 오히려 캐나다와 뉴질랜드 여행기 스타일로 일본을 돌아보는 구성이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홋가이도에 가보고 싶었다. 몇 번씩 홋가이도 여행을 가려고 알아봤는데 결국 가보질 못했다. 삿뽀로 맥주 공장에 들러서 생맥주 한 잔 맛보고 싶기도 했고, 눈축제를 보고도 싶었다. 알아보니 홋가이도에 산이 있다고 해서 등산을 가볼까도 생각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매년 인구가 증가하는 곳'이라는 홋가이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일본인들이 새출발 하는 곳이 홋가이도라고 한다. 여행책자에 나온 료칸과 음식점에 가보려고 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나온, '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앤드류 매튜스의 글은 여행의 본질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의 본질에 관하여 생각을 하다보니 슬슬 여행가방을 챙기고 싶어진다. 어디가서 잘 먹고, 잘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