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양식

삼모작이라도 하고 싶다

문학중년 2013. 10. 29. 22:39
[도서]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최재천 저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03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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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모작이라도 하고 싶다.

  인간을 항상 생물의 한 종으로 분석하는 최재천 교수의 책은 처음 봤는데 아주 재밌다. EBS나 다른 방송에 가끔 나오는 강의 모습도 사람을 집중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2005년에 처음 출판되어 무려 8년이나 지났지만, 어제 발간되었다고 해도 전혀 손색없는 내용과 고령화되어가는 사회의 현실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바뀌지 않은 것이 당황스럽기도 하다.

 

  일반 생물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생물적이지 않다는 것이 독특하다. 일반 생물들은 번식기가 끝나면 보통 생을 마감하는데, 인간은 번식기 보다 더 긴 번식후기를 살아간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의 증가로 그 번식후기가 더 길어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이후 베이비붐이 있었고, 그 베이비붐의 2차 세대가 바로 내가 태어난 세대이다. 그 세대에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콩나물 교실에서 바글바글하게 지냈고, 경쟁도 심했고, 인구 증가의 원인을 제공한 세대인듯한 느낌으로 살기도 했다.

  뭐든지 빨리 달성하는 한국이지만, 고령사회도 이렇게 빨리 달성하게 될줄은 몰랐다. 현재는 몇 년도를 예상하는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말한대로 2020년이면 7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얼마남지 않았다. 저자의 말대로 고령사회는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게 문앞에 와있는 느낌이다. 일본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부터 식당, 가계 등에서 일하는 노인들이 많아서 놀랐다. 정말로 노인이 많은 고령화 사회라는 느낌이 들었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걸로 예상된다고 하니 심각한 생각이 든다.

 

 

 

  고령사회가 된다면 어떤 일들이 발생할까? 은퇴 후의 생활도 20-30년, 길면 40년 이상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노후생활을 대비하기 위해서 소비를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성이 축소되고, 다시 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생길수 있다. 적립된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젊은 세대들의 부담이 더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일 없이 지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들이 많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두 인생 체제라는 것을 만들자고 한다. 첫 번째 인생을 열심히 살고 회사에서 은퇴를 하고 나면, 대학에 두 번째 인생을 살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과정을 만들어서 재교육도 시키고, 관련된 분야의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열린 이민제도를 도입해서 미국처럼 이민자들이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두 제도 모두 괜찮다고 생각한다. 옛날과 비교해서 요즘의 중년은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튼튼하다. 평소에 음식도 가려먹고, 등산이나 수영 등으로 건강관리도 잘하고, 지속적인 독서와 학습으로 정신건강도 아주 양호하다. 정년을 70세로 늘려도 끄덕없이 일할 사람들이지만 55세 ~ 60세의 정년은 너무 짧긴 하다. 그렇다고 계속 있다보면 젊은 세대들의 몫이 줄어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두 인생 체제를 잘 만들어보면 젊은 세대와 선배 세대가 서로 잘 공존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노인이라는 말 대신에 Active Senior라는 표현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노인의 기준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배우고 일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의지의 문제가 아닌가 한다. 젊지만 조선시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고, 물리적으로는 연세가 드셨지만 어느 젊은이 못지 않은 샤프한 생각과 활동력을 가진 분들도 있다.

  인생 이모작도 준비된 사람만 가능할 것이다. 피터드러커와 최재천 교수 모두, 학습과 교육의 중요성에 관해서 강조를 했다. 두 번 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열린 마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자기계발 측면의 인생 이모작이 아니라, 생물의 한 종으로서 인간을 보았을 때의 인생 이모작 관점은 매우 독특하여서 도움이 많이 된다. 끊임 없는 학습과 탐구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