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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양식

잠수함 선구자들의 이야기

문학중년 2013. 10. 29. 22:41
[도서]잠수함, 그 하고 싶은 이야기들
안병구 저
집문당 |

2008년 04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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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을 처음 도입한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해저 2만리라는 소설에서 잠수함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만화영화로 만들어져서 당시 어린이들에게 꽤나 큰 인기와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던 기억도 가물가물 나긴 한다. 선장 이름은 까먹었지만 대략 내용은 해저기지가 있고 잠수함 노틸러스 호가 나와서 악의 무리와 싸우고 승리하는 내용인듯 싶다.

  뉴스에서 우리나라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었다. 언제였나 찾아보니 실전배치된게 1993년이니 벌써 20년 전이라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지난 2013년 8월 5일 1800톤 급의 안중근함의 내부를 공개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 책을 읽은 덕분에 기사 내용들이 쉽게 이해가 되었다. 특히 공기불요장치 덕분에 공기없이 축전이 가능하며 2주 동안 잠항이 가능하다는 기사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인데 덕분에 바로 이해가 되었다.

  저자가 인수한 장보고함은 1200톤급인데 안중근함이 1800톤 급이니, 조금씩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장보고함의 길이가 56미터인데 반해 미국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의 길이는 170미터나 되고 톤수도 비교가 안될 정도니 우리 해군의 잠수함 확보 대수와 체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도 우리보다 대수도 많고 톤수도 많기 때문에 유효한 방어와 대응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강이 필요하다.

 

  동아 비즈니스 리뷰에서 안병구 제독의 인터뷰 기사를 매우 흥미있게 읽게되었다. 기사를 보다가 안제독이 저술한 책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서 호기심에 찾아보게 되었다. 역시 좋은 책이나 잡지를 읽으면서 얻는 또다른 소득은, 내가 알지 못했던 또다른 좋은 책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잠수함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어릴적 만화영화 이외에 신문기사에 나왔던 한국 해군의 활약상을 보고 나서이다.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칠레, 페루 등 태평양 인근 연안국가들이 참여하는 환태평양 군사훈련에 참가한 한국 잠수함이 적국의 구축함, 순양함, 항공모함까지 격침시켰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배에서 사격하는 기관포인지 하여튼 사격의 명중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내용도 흥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당시 해군 하사관이었던 친구가 얘기해 주는 내용도 아주 흥미있게 들었었다. 배는 기본적으로 위아래로 흔들리기 때문에 명중시키기가 어려운데 한국 해군의 명중률은 아주 높아서 다른 나라 해군들도 감탄을 한다는 얘기였다.

  이러한 성과가 나오기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1호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하고 운용했던 함장님과 승조원들의 노고가 얼마나 컸는지를 이 책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1호 잠수함 함장이면 나름 대우받고 엘리트코스를 걸어왔지 않았나 생각도 했었는데, 1호 잠수함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어려움과 마음고생 했던 부분을 읽을 때는 마치 옆에서 지켜본듯한 마음이 들었다.

  전투지휘검열만 잘 받아도 상훈을 받는데, 1호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이들에게 훈장은 커녕 상장도 없었다는 것은 매우 의외였다. 중간중간에 핵심적인 이슈들을 발견하여 국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막았으나 오히려 트러블메이커처럼 취급받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해외 파병시 현장을 모르는 본국의 무리한 지시로 인해서 파병 지휘관과 파병 병력들이 겪는 어려움이랑 별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해군출신도 잘 모르는 잠수함 용어, 구조, 기본적인 운항 방식 등 여러가지 색다른 내용을 알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기 위해서 교육받은 내용을 매일 번역하고 정리해서 데이터베이스화 했던 1호 승조원들의 노력. 마치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눈쌓인 길을 함부로 걷지 않으려는 이들의 선구자적인 태도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지금은 잠시 접었지만 대양해군의 기치를 다시 세우고 좀 더 먼 해양으로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