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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욱의 월든 이야기 - 청춘합창단 본문
011년에 KBS의 '남자의 자격'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 내에서 작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청춘합창단' 이다. 전국의 52세 이상 지원자들 중에서 단원들을 선발하여 부활의 김태원씨가 지휘자가 되어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이야기였다. 합창대회에 참여하여 최종 은상으로 마무리 하게 되는데, 연습과정에서의 어려움, 참가자들의 각각의 스토리들이 전국민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주말에 이 시간이 되면 다들 텔레비전 앞에 모여있었다. 감동적인 장면들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저자는 청춘합창단에 참가해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방송 종료 이후에도 청춘합창단을 재창단하였고, 단장으로서 유엔본부에서 공연을 했다. 또한 오스트리아에서 공연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다양한 시도록 하고 있다. 사실 그는 음악인이 아니라 직업이 CEO라고 불릴 정도로 35세부터 사장이 되어 건설회사와 호텔에서 CEO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적지 않은 연세에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 일상 등을 꾸준히 업로드 할 정도로 적극적인 사람이다.
이 책은 은퇴이후에 시골에 지은 산막스쿨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산막스쿨이라는 컨셉은 누구나 선생과 학생이 되어 자유롭게 배우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배움의 형태를 말한다. 아무 것도 없는 시골 땅에 산막을 짓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느끼고 경험한 내용들을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보통 CEO라고 하면 많은 직장인들이 되고 싶어하는 역할이다. 회사의 CEO는 존경받기도 하지만, 비난 받기도 하고, 직원들이 어려워하기도 하는 역할이다. 회사 생활 초기에는 CEO가 회사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가장 편하고 쉬운 역할인줄 알았다. 권한도 많고, 여러 사람들이 CEO의 지시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직장 경험이 쌓이다 보니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그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CEO에게 올라가는데, CEO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정을 해달라는 재촉을 받는다. 회사의 앞날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르는 의사결정,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 의사결정을 홀로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책을 보면 CEO를 하면서 힘들어했던 장면들이 간간히 나오는데, 직원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많이 겪어서 사연이 많을듯 하다. 회사에서 가장 높다고 하지만 CEO도 전문경영인이면 월급 생활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요즘은 CEO들의 상황이 많이 이해가 된다..
그는 산막스쿨을 통해서 혼자 있는 시간도 많이 갖고,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일을 즐기며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진 그의 책을 보면서 산막스쿨에 가보진 않았지만 그곳의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그곳에 사는 개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어릴 때 시골에 살면서 보일러가 터져서 한겨울 추운 냉골에서 잔 적도 있고, 연탄가스를 마신 적도 있고, 다양한 사건 사고에 힘들어 했던 경험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골에서 컸지만 이러한 잔걱정없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선호했고 그럭저럭 오래 살고 있다. 그도 굳이 시골에 갈 이유가 없지만, 뜻이 맞는 사람들과 시작한 산막스쿨을 혼자 지키면서 계속해서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시골 산막에서는 다른 시골보다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러한 일들을 혼자서 또는 다른 사람들과 고군분투하며 해결해 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면서 대단하다고 느낀다.
아직도 젊은이보다 더한 열정과 노력으로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추진하는 저자의 모습에 찬사를 보낸다. 그는 아직도 젊다. 건강하고 열정적인 그가 앞으로 이뤄낼 일들을 기대하며 미리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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