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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리더인가? 이나모리 가즈오 본문

내 마음의 양식

왜 리더인가? 이나모리 가즈오

문학중년 2024. 5. 4. 16:46

그가 언제부터 유명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꽤 오래 전부터 그의 명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인지하게 된 것은 아메바 경영과 일본 항공을 부활시킨 일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책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의 책 왜 일하는가를 읽고서 감동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추천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의 표현에서 궁금함이 들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동양철학적 접근법은 미국 스타트업의 성공 방정식만 찾는 국내 창업가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울림을 준다

 

 책을 읽다 보니 그가 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경영학은 주로 서양에서 발전된 학문이고 일반적으로 배우는 내용들은 전략, 재무, 자금, 마케팅, 영업, 물류, 생산, 인사, 리더십 관련된 내용들이다.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고객에게 선택을 받기 위한 다양한 이론들과 툴을 배우게 된다.

 

미국에서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예를 들면, 고객들의 숨은 욕구를 채워주는 앱을 개발해서 시장에 출시하고 사용자들을 모아서 가능성을 보여준 뒤, 씨리즈 A, B, C 등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 가치를 올리고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Exit하는 형태가 많다.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좋은 개발자를 구해야 하고, 좋은 투자자를 만나야 하고, 작은 시도를 계속해서 고객의 욕구를 찾아가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이제는 작고했지만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서양에서 중시하는 성공요인이나 방식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주로 리더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게 바로 큰 차이점이다.

 

딱히 정확한 비교는 안돼지만, 마치 양방과 한방의 차이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 양방에 가면 엑스레이나 다양한 의료 기계와 검사 장비를 통해서 진단을 해서 원인을 찾아낸 뒤 수술을 하거나,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는다. 많은 경우 잘 치료도 되면서 회복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한방에 가서 침을 맞거나 뜸을 뜨거나, 한약을 먹으면 낫기도 한다. 한의사 선생님의 설명도 마음에 화가 뭉쳤다거나 울혈이 있다’, ‘기 순환이 잘 안된다등의 무언가 비가시적인 설명이 많다. 하지만 이 또한 선생님 처방을 따르면 신기하게도 낫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의 경영학 이론, 서양의 스타트업 성공 방식을 양방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마음을 강조하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한방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불교에도 조예가 깊기 때문에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다는 一切唯心造에 대한 믿음도 깊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그것을 끌어당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에 항상 좋은 마음을 가질 것을 권장한다.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오타이 쇼헤이가 생활 철학으로 삼고 있는 만다라트가 떠올랐다. 오타니는 아래의 만다라트를 고등학생때부터 계속 실천해 오고 있다고 한다.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바로 아래에 이라는 것이 있다. 그는 자신의 선함이 운을 만든다고 생각하여 꾸준히 선행을 실천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고 있다.

 

바로 아래에 쓰레기 줍기가 있는데 그는 실제로 경기나 연습하다가 운동장에 쓰레기가 있으면 주워서 올 정도로 실천중이다. 유튜브나 릴스 등에도 실제 그가 쓰레기를 줍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오타니의 만다라트

 

일본 드라마인 중쇄를 찍자에서는 출판사의 부편집장이 운을 모으기 위해서 다양한 착한 일을 하기도 하고, 출판사 오너는 복권에 당첨됐지만 운을 복권에 쓰기 싫어해서 일부러 당첨된 복권을 버리기도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 저변에 이런 느낌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전자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형광펜으로 칠하듯 하이라이트를 하게 되는데, 주옥같은 표현들이 많아서 계속해서 하이라이트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이라이트를 많이 쳤던 책도 없는 듯하다.

 

책 제목이 왜 리더인가?’는 매우 의미 심장하다. 그의 다른 책 왜 일하는가?’, ‘왜 사업하는가?’처럼 시리즈를 따라서 제목이 지어졌을텐데 나름 잘 지은 제목인 것 같다.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경영자로 살아온 저자가 느끼는 훌륭한 리더는 무엇인가?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모두 그가 경험하고 오랜기간 고민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나도 사원으로 시작해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이 되었지만 어느 한 순간도 마음 편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연차와 직급에 맞는 고통과 과제들이 있었고, 매일 발생되는 골치 아픈 이슈들과 씨름하면서 보낸 것 같다. 도망 가고 싶은 순간도 많이 있었고,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서 몇 날 며칠 밤잠을 설치며 하루 하루 힘들게 보낸 적도 많았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이슈들을 안고 다니고 있다. 조직 생활을 하는 한 이슈는 항상 있을 것이다.

 

그렇다. 사회에서 오고 가다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고 아무 걱정 없이 보이지만모두 자기만의 고민거리와 걱정거리는 다 하나, 아니 한 포대를 가지고 살 것이다. 업무적인 것이든, 개인적인 것이든.

왜 어떤 리더는 금세 사라지고, 어떤 리더는 영원히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저자가 수십 년간의 경영 현장에서 일하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한 질문이라고 한다. 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관련된 사람에 따라서, 해당 조직에 따라서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영원이 존재하는 리더의 개념이 성립하기 어렵다. 짧게 가는 리더인가, 길게 가는 리더인가의 차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존경받는 좋은 리더가 있는 반면, 조직에 큰 해를 끼치고 부담만 남겨주고 가는 리더가 있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완벽한 리더는 없었다. 모두를 다 잘하는 분은 없었다. 재무를 잘 알면 영업을 모르고, 영업을 알면 기술을 모르고, 기술을 알면 재무를 몰랐다. 하지만 그들은 일관되게 좋은 회사를 만들려고 하는 의지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에서 채용된 어떤 사람은 사심이 많았다.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일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못했고 오히려 그가 떠난 5년 뒤까지 악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그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더가 관할하는 범위가 클수록,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효과가 미치는 여파가 더 크고 강하다.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저자가 말하는 리더의 마음가짐’, ‘언제나 겸허한 마음가짐을 유지했던 경영자는 끝까지 버텨 살아남았다는 말이 와닿는다.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창업자나 오너로 이 개념을 확대한다면 더욱 더 맞는 이야기일 것 같다.

조직은 리더가 품은 마음의 그릇크기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말도 꽤 마음에 와닿는다. 리더가 가진 지식과 경험치에 따라 조직의 수준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자기가 겪어본 세상이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에 자신의 좁은 시야로만 조직을 운영하게 된다. 이런 리더가 있다면 기존에 수준 높았던 조직이 하향 평준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리더의 수준이 곧 리더가 맡고 있는 조직의 수준이 된다.

 

저자가 말한 마음의 그릇 크기는 단순히 리더의 지식과 경험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리더가 일하는 방식, 품고 있는 가치관, 그동안 수련한 심성의 경지가 그대로 조직의 모습과 집단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조직원들은 리더의 모습을 보면서 음으로 양으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리더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조직이 쪼그라 들 수도 있고, 반대로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어항 크기만큼 자란다는 코이처럼 리더의 마음 그릇 크기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왜 리더인가

 

그의 말 중에서 특이하기도하고 실천이 쉽지 않은 부분은, 매사를 이해득실이 아닌 선악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올바른 마음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부분이다. 이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다. 돈은 되지만 회사의 방향성에 맞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을 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 선악의 문제까지 가지 않아도 의사결정하기 어려운 사항들이 많다. 과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어떤 사람은 아마도 회사에게 도움이 되면 선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악이라고 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이것도 리더의 마음과 그릇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나모리 가즈오가 창업자이자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그도 다른 사람들의 반대로 인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지 못했으니까 첫 직장에서 퇴사해서 본인의 회사를 차린 것이다.

 

창업자나 오너가 이런 생각을 가진 회사는 행복할 것 같다. 이런 리더와 같이 일한다고 하면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이 될지 안될지를 먼저 보게 되고 보통 어떻게 투자비를 회수할지에 대해서 질문이 많은데, 이 일에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고, 어떤 선한 동기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정말 특별한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항공 회장을 맡아서 구원투수로 들어갔을 때, 스스로에게 던졌다는 이 일의 사회적 의미’, ‘선한 동기에 대한 질문들과 3가지 대답들은 마치 한국 전쟁 이후에 사업을 일으켰던 한국의 창업 1세대들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 항공을 부활시키는 것이 국가 경제의 부활’, ‘남겨진 직원들’, ‘국민의 편익이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의 요청을 수락했다는 것은 본인이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대의명분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아무리 어려워도 해내는 것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

 

리더가 직원을 위하고,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고 하면 조직원들이 그 리더를 위해서 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단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단지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리더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존경받는 리더와 일하는 직원들과 그렇지 않은 직원들과의 마음가짐과 일의 성과는 천지차이가 날 것이다.

 

읽으면서 마음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그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우선은 할 수 있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희망적인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벽이 가로막아도 주눅 들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서 나아가야 한다라는 부분이다. 누가 봐도 어려운 일이고 힘든 일인데, 리더가 흔들리게 되면 직원들은 더욱 더 흔들리게 될 것이다. 리더는 아무리 어려워도 믿고 내색하지 말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일고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50년 넘는 기간 리더로 활약했고, 파산위기에 빠진 기업도 살려냈고, 지식과 경험이 세계의 어떤 경영자보다 풍부한 존경받는 리더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보물 같다. 마치 내 상황을 알고 이야기하는듯한 느낌도 받았고, 회사 생활하다가 답답할 때 선배에게 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다시 되새기며 그의 명복을 빌고자 한다.

 

성공만 생각하고, 성공할 것처럼 행동하라. 마음이 무너지지 않으면 그 무엇도 무너지지 않는다. 시공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언젠가는 허물어진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거기에 사람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토대로 두고 경영을 해가자는 소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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