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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양식

The Hard Thing, 하드씽

문학중년 2022. 3. 26. 17:44

  최근 6년 동안 회사 일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한 외국인 친구에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되는 영어, 안 되는 영어를 섞어서 무용담이 아닌, 힘들었던 것들 위주로 넋두리를 했더니 대뜸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제목부터 무언가 힘든 게 느껴진다. 일도 Hard하게 했었는데 제목이 'The Hard Thing'이라니... 책 표지 상단에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그리고 책을 둘러싼 표지 껍데기(?)에는 "쉬운 선택을 하지 마라, 반드시 수는 있다"라는 표현이 매우 인상깊었다.

  두 가지 표현이 모두 바둑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라서 어디서 본 기억이 났는데 생각해보니 한참 전에 읽었던 조훈현 9단의 책이 떠올랐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이란 책인데, 그 책에는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라는 표현이 있었고, 맥락은 '하드씽'의 내용과 매우 유사해서 놀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수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침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예전에 써 놓은 책 리뷰가 있다.

출처: https://cultravelite.tistory.com/81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고수의 세계

[도서]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저 인플루엔셜 | 2015년 06월내용 편집/구성 분야는 달라도 고수는 통한다 이창호 기사가 초등생인가일때 조훈현 기사의 집에 들어가서 바둑을 배운다는 뉴스

cultravelite.tistory.com

 

  사실 나는 벤 호로위츠라는 사람의 이름에 처음 들어본다. 하지만 그와 함께 사업을 하는 마크 앤드리슨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의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다. 마크 앤드리슨과 가까이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것 하나로도 검증 받은 것 아닌가 한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1990년대 초 중반 경으로 기억된다. 당시 WWW(World Wide Web)이라는 인터넷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당시 웹 서핑을 위한 웹 브라우저가 나오는 초창기였다. 당시는 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접속이라서 html 방식의 웹 페이지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모자이크라는 웹 브라우저를 접하게 됐고, 향후에 Netscape사의 Navigator가 나오게 되면서 비로서 홈페이지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Microsoft의 Internet Explorer의 끼워 팔기 정책 때문에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일반인들에게 웹의 세계를 알게 해줬으며, MS가 불공정 법으로 제재를 받게 된 것도 바로 그의 역할 때문이었다.

 

    그가 CEO를 역임했던 '라클라우드'라는 회사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고, 나중에 HP에 매각했던 S/W인 옵스웨어는 실제로 서버나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저자의 책에 나왔던 스토리를 몰랐었기에 그런 회사와 S/W가 있었구나 생각했는데, 그 당시 그 이면에는 닷컴 버블, 그리고 붕괴, 파산 직전의 위기, 그리고 기사회생의 스토리들이 있었다는 것은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다.

 

  그의 책은 일반적인 리더십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 그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이다. 많은 경영학, 리더십 책들의 저자가 교수들인데, 그들의 책은 이론과 사례로 잘 구성되어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전을 겪지 않은 사람들이기에 '이건 그냥 이론 아닌가?', '실제는 이렇지 않은데?'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다. 

 

 

하드씽 - YES24

“진짜 문제는 그런 게 아니잖아!” a16z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구루, 벤 호로위츠가 말하는 경영 전략의 모든 것 2021년 화제의 주인공 ‘클럽하우스’에 투자를 주도한 회사 앤드리슨호

www.yes24.com

 

  그는 스타트업의 맨바닥부터 창업을 하면서 인력, 조직, 투자자, 이사회 등등 측면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체득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라서 기존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가 설명한 내용 중에 내가 회사 생활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것도 있었고, 창업자나 CEO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도 많았다. 이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지휘관의 전쟁 회고록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책의 앞부분에 그가 하고 싶었던 핵심적이니 말들이 녹아져 있다. '악전고투' 부분에 나오는 '직원해고'나, 회사를 접을지? 투자를 더 받을지? 감자를 할지? 등등 수많은 기로에서 온전히 혼자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과 정답이 없는 의사결정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사람의 고민 등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다.

 

  그의 글 중에서 'CEO가 되는 법은 CEO가 되면서 배우게 되었다'든가, 'CEO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라는 부분은 매우 인상깊다. 총 쏘는 것도 모르던 신병이 전투를 거듭하면서 베테랑이 되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꼭 CEO가 아니더라도 조직의 리더는 절대 상황을 피하지 말고 부딪쳐서 돌파를 해야 한다. 아무도 방향을 알 수 없는 어둠속에서라도 자신을 믿고 길을 찾아야 한다. 실패를 통해서, 그리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그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창업자나 CEO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나, 기업의 처절한 생존기가 궁금한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앞 표지에 있는 그 표현이 매우 강렬하게 마음에 새겨진다.

 

"쉬운 선택을 하지 마라, 반드시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