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AI
- IT
- 오블완
- 시스템
- Digital Transformation
- DT
- 티스토리챌린지
- Databricks
- data
- SaaS
- summit
- 정해진
- Digital
- 클라우드
- 최보기
-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 데이터
- 한화시스템
- CIO
- 전환
- cloud
- public
- factory
- NEXT
- 트랜스포메이션
- Transformation
- 넥스트
- 한화
- smart
- 디지털
- Today
- Total
Digital Transformation Nomad
스토리가 있는 시장에 가고 싶다 본문
![]() |
[도서]나는 골목의 CEO다 이갑수 등저 삼성경제연구소 | 2013년 07월내용 ![]() ![]() ![]() ![]() ![]() ![]() ![]() ![]() ![]() ![]() ![]() ![]() |
시장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대형 마트, 대형 마트 계열의 수퍼마켓, 편의점, 제과/제빵, 커피 등등의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의 입지는 축소되어가고 여기 저기서 좋은 소식보다는 안좋은 소식만 들리는 형국이다.
마음은 시장 사람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실제로 장을 보러 갈 때는 자연스럽게 대형 마트로 가는 나 자신을 막기는 쉽지가 않다. 동네 수퍼만해도 대기업 수퍼로 바뀌니까 깨끗하고 친절하고 포인트 적립도 되고, 관리도 잘 되어서 이전보다 훨씬 다닐만 하다. 마음으로는 이러면 모두 프랜차이즈화가 되고 동네 영세 상인과 가게들이 문 닫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 이용을 해보면 예전보다 훨씬 좋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게 문제다. 대형 마트만 있을 때는 장을 많이 볼 때만 대형 마트에 가니까 동네 수퍼나 시장에서 조금조금씩 샀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대형 마트 계열의 수퍼를 가게 되었고, 일단 거기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되니까 다른데 가기가 망설여진다. 사용자 경험때문이다. 집주변에서의 효용을 경험하지 못했을 때와 경험하고 난 뒤는 완전히 다르다. 일단 편하고 깨끗한걸 경험하니까 그런 좋은 경험을 뒤로하고 갈만한 뭔가가 없으면 다른 데는 가지 않게 된다.
선진국이건 개도국이건 외국에 나가보면 프랜차이즈가 생각보다 발견하기 쉽지 않다. 100년 넘은 과자가게도 있고, 카페도 있고, 식당도 나름대로 개성이 있다. 한국에 돌아와보면 프랜차이즈 계열의 상점이나 식당은 눈만 돌리면 언제든지 쉽게 볼 수 있다. 동네마다 독특한 스토리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식당은 거의 찾기가 쉽지 않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스토리나 정감이 없는 빵집에서 빵을 사고,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수퍼에서 과일을 사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하게 된다. 이 동네 저 동네에서 같은 이름의 다른 프랜차이즈에 다니는 것이다. 결국 심하게 말하면 포인트 받으러 다니는 것이다.
가락동에 살 때 처음으로 가락시장에 가게 되었다. 갔더니 횟집이 있는 구역이 있었는데 처음 입장부터 불쾌한 경험을 했다. 그냥 말로 하는 호객행위가 아니라 아예 들어가는 입구를 씨름에서 안다리 걸기 하듯이 허벅지까지 동원해서 진로를 막는 것이었다. 초장부터 정말 기분이 상했다. 그걸 뚷고 갔는데 지나는 횟집매장마다 아주 가관이었다. 아는 분은 물고기를 가리키며 이거 얼마에요 했더니 그 상점 주인이 바로 꺼내서 물고기를 칼로 내리치며 5만원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바탕 싸운 적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내가 2000년에 갔을 때 그런 나쁜 경험을 한 뒤로 다시는 가락시장에 가지 않는다. 지금도 가락시장하면 치를 떤다.
반면 일본에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과 같은 곳에 갔을 때 그곳에 대한 경험은 매우 좋다. 일본인이건 외국인이건 그런 몰상식한 행태들은 하나도 없었고, 편하게 구경하거나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보면 손님이 모르는 걸 이용해서 바가지를 씌우거나 거짓말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상인의 장점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런것 같다. 하여튼 그 뒤로 가락시장은 불쾌한 기억이 있는 곳이 되었고, 누가 간다고 하면 말리고 있다. 아직까지 개선되었다는 얘기를 못들어서 가거나 누가 가는걸 권장하지는 않고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라고 한다.
좀 냉정하지만 결국 현재의 어려움은 시장이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차장이 없거나 비좁고, 비위생적이고, 불친절하고, 바가지 씌우는데 그동안은 어쩔 수 없어서 다녔지만 마트나 백화점의 편한 주차장과 친절함, 믿을 수 있는 가격, 서비스 등을 경험해 보니 시장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게 된 것이다.
어찌됬건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시장상인이 변하는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업가 정신과 같이 상인 정신을 가지고 업에 임해야 한다. CEO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책의 사례에서 나오는 상인들은 남들과 확실히 다르다. 늘 배우려고 하고 개선을 시도하고,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변화를 창조해 낸 것이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전통시장을 오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차장이나 시설투자보다 상인들의 태도나 자세, 마케팅이나 친절도 등이 더욱 우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처럼 시장에 가는 사람들이 적은 때에는 한 번 시장에 온 사람들을 단골로 만들어야 한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결국 대형 마트에 시장은 고사될 것이 분명하다. 된다는 생각으로 시장연합회가 뭉쳐서 많이 배우고 개선하고 자꾸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도와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상인이 바뀌지 않으면 시장이 바뀌지 않는다. 나도 전통있고 스토리가 있는 시장과 가게에 가보고 싶다.
'내 마음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학과 반전의 묘미 (0) | 2013.10.29 |
---|---|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알게해 준 책 (1) | 2013.10.29 |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0) | 2013.10.29 |
농구계의 히딩크, 존 우든 (0) | 2013.10.29 |
80일간의 거래일주 (0) | 2013.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