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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음을 알게해준 책 본문

내 마음의 양식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음을 알게해준 책

문학중년 2013. 10. 29. 22:05
[도서]손정의 미래를 말하다
소프트뱅크 신 30년 비전 제작위원회 엮음/정문주 역
소프트뱅크커머스 |

2011년 07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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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의 시각으로 30년을 준비하는 사람

   손정의, 마사요시 손. 이 분에 대한 기억은 1996년으로 올라간다. 한참 인터넷이 도입되던 때라서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다. 홈페이지 만드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외국의 유명한 회사의 도메인 주소를 치고 들어가서 외국 사이트를 보는 것은 큰 재미였다. 당시는 인터넷 초기라서 도메인 명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한국에서도 도메인명을 선점하여 비싼 값에 해당업체에 넘기는 사람들이 이슈가 됬었다. 당시 그 일로 유명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뉴욕타임즈인가 어디엔가 '마사요시 손, 꼭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광고를 하여 국내외 언론에서 아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손정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길래 많은 돈을 써가며 광고를 하고 만나고 싶어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여간 그 광고가 나간 후, 소프트뱅크에서도 알게되었고, 한국에 방문했을 때 그 사람을 별도로 만났다고 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손정의에게 이야기 하고, 사업제의 같은 걸 했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보고 알았고, 그 이후에 다른 이야기가 없는 걸로 봐서는 크게 사업제휴나 투자가 이뤄진것 같지는 않았다. 하여튼 그 일로 인해서 손정의가 재일교포 출신의 사업가이며, 인터넷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아르바이트하면서 소프트뱅크라는 회사를 알게되었는데, 지금은 약간 달라졌지만 주로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기에 한국에서는 그리 유명하거나 중요한 사업을 담당하지는 않았다.

 

   그 후에도 간간이 MS의 빌게이츠 회장을 만나서 미래를 이야기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대단한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 이승엽이 뛰는 일본 프로야구 리그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 팀으로 바뀐 것을 보면서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정도면 생각보다 규모도 있고 괜찮은 기업이구나 라는 생각만 단순히 했었다. 그러다가 2010년도 뉴스에서 좀 독특한 내용을 발견했다. 손정의가 소프트뱅크의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다가 할머니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였다. 신문은 물론 TV에서도 그 부분을 방영을 해줘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뉴스를 보면서 '할머니를 참 존경했구나', '성공한 기업가로서 할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구나' 정도의 기사로 넘겼을 뿐, 그 당시의 발표 내용에 관해서는 뉴스에서도 자세히 소개를 하지 않았고, 나도 관심이 없었다. 책을 읽다 보니 바로 화제가 되었던 그 날의 이야기였다.

   책 표지부터 쇼킹했다. 신 30년 비전이라... 일반 기업에서는 보통 길면 5년 목표를 세우는데 30년 비전이라니...빌게이츠는 '미래로 가는 길', '생각의 속도'를 통해서 10년 정도의 미래를 많이 이야기 했었다. 30년 비전을 예측하려면 과연 어떤 준비를 했을까라는 의문도 들기 시작했다. 2011년의 30년 전이면 1971년인데, 이 당시에 오늘날과 같은 모습의 예측을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커녕 집전화도 없고, 전기도 제대로 없던 시대였는데.

 

   30년 비전은 크게 세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이념,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가, 둘째 비전, 30년 후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어디에 주력할 것인가, 셋째 전략, 소프트뱅크는 어떤 식으로 비전을 실현시킬 것인가

 

   소프트뱅크의 이념은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겠다'이다. 보통 많은 기업들은 성장, 매출, 이익, 효율성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이야기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회사의 존재 이유와 자부심을 들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이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념을 도출해내는 과정도 좀 독특했는데, 트위터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일'과 '인생 최고의 행복'을 물어보며 사람들의 생각을 들었고 그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점이 의미가 있었다.

 

   비전 수립시에는 30년의 시간도 놀라운데,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300년의 비전을 세우면서 30년의 비전을 다시 세운 점이 매우 특이했다. 산행을 하다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보려면 하늘에서 보거나 멀리봐야 하듯이 30년을 보기위해 300년의 시간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비전 수립을 위해서 300년 전의 세계를 분석했고, 그 트렌드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했다. CPU의 성능 향상 추이를 분석해서 컴퓨터가 인간의 뇌의 능력을 따라 잡는다는 것을 가정을 하고 두뇌형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점은 매우 놀라웠다. 그와 비슷한 논리로 30년 뒤에 CPU트랜지스터 수, 메모리 용량, 통신속도의 증가를 예상하고 클라우드를 인류최대의 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전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뱅크는 무엇 하나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아닐 것입니다. 하나의 특정 칩 제조업체라거나 특정한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가 아닐 것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전 세계에 등장할 가장 뛰어난 테크놀로지,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의 파트너로서 존재할 것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전략은 "정보혁명으로 사람을 행복하게"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사업영역은 창업때부터 오로지 "정보혁명" 하나라고 하고 있으며 특정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지 않고 300년 번영하는 조직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지분을 완전 소유한 그룹이 아니라 전략적 시너지 그룹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은 기존의 방식과는 매우 달랐다.

   19세 때에 인생 50개년 계획을 세운 것도 손정의 다웠으며 그 계획을 지속하기 위해 후계자 양성을 준비하고 있었다. 잭웰치와 빌게이츠, 스티브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그가 만든 아카데미아에서 소프트뱅크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을 양성하여 미래의 30년, 300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줬던 할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나중에 지구촌 어딘가에서 '손정의'라는 사람의 존재조차 모르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감사'의 말 한마디를 누군가로부터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더욱 푸근해졌다.

 

   왜 손정의의 책을 지금에야 처음으로 읽었을까하는 후회가 된다. 빌게이츠, 스티브잡스와 같은 반열에 두고 보아도 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세속적인 이익을 위해서 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뛰는 사람이다. 재무적인 이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류애를 지닌 사람의 원대한 목표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