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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그는 교수였다 본문

내 마음의 양식

김정운, 그는 교수였다

문학중년 2001. 1. 1. 09:00
[도서]에디톨로지
김정운 저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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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수였다

  '남자의 물건' 이후로 오랜만에 잡아 보는 그의 책이다. 책이 발간됬는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웹서핑하다가 한 신문사와 인터뷰한 기사를 보고 그의 새로운 책이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회사에 '잘 노는 것'에 대해서 강의를 하러 왔을 때 처음 보고 너무 웃겨서 그가 쓴 책을 거의 봤는데 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항상 촌철살인의 유머러스한 그의 글이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으니까. '남자의 물건'이라는 다소 야릇한(?) 제목의 책을 보면서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추억이 깃든 책장을 생각하게 되었다. 25년이나 된 아무 브랜드도 없는 낡은 책장을 이사갈 때마다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이번 책은 다소 학술적이라서 그동안 김정운의 책에 익숙했던 독자들에게는 배신감이 들 수도 있다'는 말을 했는데 읽으면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김정운 교수도 어렵게 글을 쓸수 있구나! 그도 쉬운 걸 어렵게 표현할 수 있는 교수였구나! 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쉬운 이야기도 어렵게 하는 게 교수인데, 한동안 그가 교수인지, 개그맨인지, 개그 작가인지 잊고 지내다가 이번 책을 보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못하거나, 관찰을 못하는 사회 현상을 분석하여 '편집'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을 하였다. 마침 TV에서 강의하는 장면이 나와서 책의 내용을 좀 더 리얼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의미가 있었다. 모든 편을 다 본건 아니라서 다시 찾아서 보려고 하는데 유튜브에 강의 내용이 올라와있다.

 

  마우스와 하이퍼텍스트의 발명이 지식의 독점이나 권력의 독점을 뒤흔들었다며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한다. 생각지 못했으나, 인터넷 이전을 생각해 보면 정보의 불균형은 엄청 큰 진입장벽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자료를 얻으려면 큰 도서관에 가던지 해외에 나가던지 책을 구매하던지, 직접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지금은 컴퓨터 앞에서 왠만한 정보는 모두 습득이 가능하다.

  더불어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새로운 정보를 재생산할수도 있고, 내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쉽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결국 편집을 잘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기존 책보다는 좀 딱딱하고 덜 유머러스 하지만 학자로서의 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여전히 살아 있는 글담(?)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강의도 한 번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