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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맞는 스타트업 교훈 본문

내 마음의 양식

한국에 맞는 스타트업 교훈

문학중년 2001. 1. 1. 09:00
[도서]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권도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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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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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제로투원보다 더 실질적이다

  발간 시점이 제로투원 이후라서 그런지 책의 디자인이 제로투원과 묘하게도 닮아있다. 청색 계통의 배경이며, 띠지를 제거하고 나면 번역판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부분이 매우 아쉽다. 읽어보면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며, 더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 마치 미국 작가의 책이 유행하니까 따라한 듯한 생각이 들어서 사기 전부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책의 내용만 보면 이 전에 봤던 '린스타트업'이나 '제로투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스타트업, 문화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쓴 책과는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좋은 내용인데 왠지 손에 잡히지 않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실질적으로 피부로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스타트업 전문가라고 나대는(?) 사람들이 많다. 객관적으로 봐도 경력도 경험도 일천한 사람들인데 마치 실제로 성공 경험을 가진 스타트업 전문가처럼 스타트업 경진대회 평가가자로 나오기도 하고, 이상한 사기꾼처럼 정부지원 받고 투자금으로 근근히 연명하는 일명 좀비 기업과 같은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 이니텍과 이니시스라는 보안업체를 창업하여 상장시키고 경영권까지 매각한 살아있는 전설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기업가나 조직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감이 있다. 실제로 겪은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피상적으로 접하거나 들은 이야기만 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는데, 작가가 이야기 하는 한마디 한마디는 정말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주옥같은 이야기라는 판단이 든다.

  대부분 다 매우 가치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마음에 와닿는 부분만 표현을 하자면, '직장은 최고의 창업사관학교',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돌아보라, 사업하기 좋은 날은 없다,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다, 사업하지 말고 사업준비를 하라, 제품이 아닌 고객의 행동을 살펴라, 지속적인 매출 이익이 발생할 때까지 혼자 가라, 조직 키우기와 직원 늘리기는 별개다, 호구지책이 먼저다, 투자는 빚이다, 고객의 관점으로 사업을 정의하라' 등이 있다.

 

  이렇게 좋은 걸 회사가 왜 안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때 창업하라는 말이 정말 모든 걸 말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를 차리고 뭐하지?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무실 빌리고, 사람 뽑고, 인테리어하고 사업자등록증부터 만들지 말고, 프리랜서든 뭐든 혼자서 시작하다가 의미있는 매출이 생기고 규모가 커져서 혼자서 하기 어려울 때 조금씩 채용하라는 말은 겉멋든 기존의 스타트업에게 교훈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요즘도 그렇지만 과거부터 별로 매출이 생길것 같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망하지 않고 버티는 것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방법은 자기돈으로 축내거나, 감언이설로 한 몫보려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거나, 눈먼 정부 지원금 받아서 좀비처럼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2000년 초에 요즘 말하는 스타트업, 과거의 표현으로는 벤처기업에 입사할 뻔한 일이 있었다. 지나서 보면 입사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원때 별 준비나 목적도 없이 그냥 유행에 휩쓸려서 탈출하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약간 상황은 다르지만 너무 경력이나 실질이 없는 사람들이 그냥 말로 때워서, 심하면 사기꾼 수준으로 나대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청년 창업이란 표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말이 과히 우려된다.

  성공하는 방법중에 좋은 방법이 성공한 사람을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이러저렇게 이야기해도 객관적인 잣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하면 그냥 한 명의 개인 의견일 뿐이다. 저자는 실제로 산전수전을 겪고, 여러가지 아픔을 겪으면서 일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고 배울만하다고 생각된다. 천리안의 멀티 유저용 BBS를 개발했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당시 1인용 BBS운영해 본 적이 있었는데 멀티 유저용 BBS는 정말 놀라움 자체였다.

 

  영원한 직장 생활은 없는 법. 저자의 충고대로 내가 해온 일들 중에서 좋은 아이템이 없는지, 고객이 문제라고 느끼는 부분이 없는지 열심히 '탐색'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창업사관학교인 내 직장에서 열심히 업무를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