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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양식

점점 내 생각이 없어지는 나를 일깨운다

문학중년 2001. 1. 1. 09:00
[도서]생각해봤어?
노회찬,유시민,진중권 공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03월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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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점점 무관심해지는 나를 부끄럽게 한다

  세 명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들어본 적은 없어서 책을 읽으면서 방송 당시 현장에서의 뉘앙스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지만,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매우 유쾌하게 진행된듯 하다. 진중권씨가 오히려 조용하고, 노회찬씨가 이야기 좀 하고, 유시민씨는 발언 분량이 가장 많으면서 박학다식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 내용은 우리가 몰랐던 불편한 내용들이나, 일부러 눈감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끄집어 낸다. 점점 예스맨이 되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직장인이 된 이 시점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이번 리뷰는 책 내용보다 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세명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 구라, 한 성격, 한 논리의 소유자들로 매우 똑똑하고, 다들 눈감는 일에 제 목소리를 내는 성격이 아닐까? 누구와의 마찰도 피하지 않고 이기던 지던 맞짱을 뜨고야 마는 한 성깔의 주인공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때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얼마전까지 누가 저자인지 기억도 못했는데 <생각해 봤어?>의 리뷰를 쓰느라 자료를 찾다보니 그 당시 읽었던 책의 저자가 유시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매우 놀랐다. 당시에 그 책은 불온서적(?) 비슷하게 취급받던 때라서 대놓고 읽기도 부담스러웠던 시절이었다. 정확한 내용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드레퓌스 사건을 그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어릴때이지만 85년에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기억하는데(워낙 뉴스에서 방송을 해대서), 대략 내용은 서울대생이 가짜 서울대생을 프락치로 오인해서 감금하고 폭행했었다는 사건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주모자가 유시민이었다. 지나서 보면 다 조작하고 죄를 뒤집어 씌운 상황이었지만 하여튼 그렇게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그의 일을 접하고 있었다.

  유시민씨가 정치인으로 활동할 때는 참 싸가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민주노동당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정의당으로 분당을 할때 기존 세력과는 반대로 절차적인 정당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아주 보수적인 주위 어른들도 유시민에 대해서 뭔가 다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노회찬씨는 선거 유세시에 '불판을 갈아 엎어야 한다'는 표현으로 일약 유명인이 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시의 적절한 비유와 표현으로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풍자가 압권인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예전에 어떤 강연회에서 강사로 나와서 그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재밌는 강의를 기대했다가 실망을 했었다. 시작부터 재미없는 수돗물 이야기, 하수도 이야기, 도로 이야기, 전기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자다 일어나서 결론을 들었을때 뭔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상하수도, 전기, 도로 등 사회 기반 시설이나 서비스들은 빈부의 격차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고 그 혜택을 저소득층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받을 수 있으니, 교육이나 의료 등도 그런 방식으로 제공을 하자, 그것이 빈부격차를 줄이고 사회적인 계층이동이 가능하게끔 하는 발판이 아니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나의 인식은 그냥 악쓰고, 머리띠 두르고, 그냥 생떼쓰면서 가진자꺼 뺏어서 가난한자 주자는 주장만 하는 정당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노회찬씨 강의를 듣고는 최소 노회찬씨에 대한 생각은 바뀌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손석희씨와 동갑이라는 점이었다.

 

 

  진중권씨를 직간접적으로 접한 적은 없지만, 트위터 팔로우 하면서 올라오는 글을 계속 지켜봐왔다. 아주 논리적이며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을 지니고 있다. 고양이를 기르기도 하고, 경비행기를 조정하기도 하는 등,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토론회에 여러차례 나왔다고 하던데 정작 그런 프로는 본 적이 없고, 비정상회의에 나온 모습을 보았었는데, 그 당시 매우 인상깊은 발언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사회 현상에 대해서 심도 깊게 이야기를 한다. 가끔씩 유머를 섞으면서 진행을 하는데 미소가 지어진다. 읽어보시라.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알지만 눈감았던 불편한 사실들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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